
승재를 처음 만난 것은 5년전 2월이었다.
14살임에도 똘똘함이 엿보였던, 갓 초등학교를 졸업한 사춘기의 아이는
몇번의 수학 과외 선생님들을 겪고 떠나보낸 끝에 날 만났다.
다행히 나와는 잘맞아 그 후 지금까지 쭉 함께 했고,
아이는 더 좋은 가르침을 위해 중, 고등학교를 다니지 않고 홈 스쿨링을 선택했는데,
나와 함께 하는 동안 중졸, 고졸 검정고시를 만점으로 통과했다.
홈스쿨링인만큼 나 또한 다른 학생들보다 책임감을 크게 느꼈다.
학교를 다니는 아이들이라면, 학교에 메인 선생님이 있고,
과외 교사는 보조적인 성격을 지니는데 반해,
홈스쿨링을 하는 승재에겐 내가 학교 선생님이었기 때문이다.
학원도 안 다녔기 때문에 오로지 나에게서만 수학을 배웠다.
그렇게 15, 16... 시간이 지나, 어느덧 19살이 되어,
내년이면 어엿한 대학생을 앞두고 지금은 열심히 수험생활을 하고 있다.
승재는 승부욕이 매우 강해 목표를 서울대 경영학과로 확실히 세우고,
그를 위해 자신을 혹독히 채찍질했다.
그 결과, 4월 모의고사에서 드디어 올1등급을 찍더니,
이번 6월 모의고사에서도 연속으로 올 1등급을 찍었다.
그래도 녀석은 서울대 경영학과에 가려면 갈길이 멀다며,
나에게 저 사진을 보내주고는 1등급을 찍은 오늘도 다시 책상앞에 앉았다.
수많은 제자들이 수험생활 중 1등급은 적지않게 찍곤한다.
그러나 수능날도 1등급을 찍는것은 천운도 따라야하고, 당일의 컨디션도 따라야하며,
수능날까지의 꾸준한 노력도 따라야 할 것이다.
5년을 지켜본만큼, 오늘따라 감회가 각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