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3 경민이가 저번시험에 이어 이번 수학 시험도 전체에서 세 개 틀려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경민이랑 수업한지 네 달 정도가 되었는데,
나와 수업하기 전엔 거의 반타작을해 반에서 중간이 조금 안되는 성적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완전 상위권이다.
정말 놀라운건,
나와 수업하기 이전에 다른 쌤과 과외를 했었는데,
그 쌤이 내주던 숙제와 수업이 어마어마 했었다는 것이다.
에이스 수학, 일품 등 갖가지 어려운 교재를 총동원해
매일 하루 2~3시간을 해야 겨우 끝마칠 양의 숙제를 내고,
수업도 원래 시간이 2시간인데 3시간씩 쉬는 시간도 없이 엄청난 강행군을 했다는 것.
그래서 과외 쌤이 나로 바뀌고 내가 제일 먼저 한 일은
하루 1시간 이상 절대 숙제 하지 말라고 했고,
그것도 주말엔 안심하고 그냥 놀으라고 했으며,
수업도 중간중간 쉬어가며 2시간 딱 맞춰 끝내줬다.
자 근데 결과는?
오히려 나와 수업을 시작한 후 성적이 급상승했다.
왜 그랬을까?
나와 수업하기 이전 경민이에게 수학은 어떤 것이었을까?
아마도 끔찍하고 재미없고 숨이 턱턱 막히는 것이었을 것이다.
그러니 집중력 있게 수학을 할리가 없는게 뻔하고
머리에 남을 수가 없다.
그냥 책상에 앉아 시간만 버리는 꼴이다.
전의 글에도 썼지만
공부 양이 줄면 사람이 오히려 보상심리 때문에
그 짧은시간동안 더 알차게 공부 하고자
빨리 문제를 풀고 기억하려 애쓰게 된다.
중3이면 아직 고등학교도 안가고 많은걸 경험하고 친구랑 놀 나이.
그래서 내가 차라리 남는 시간엔 TV보고 친구랑 놀거나 소설책 같은거 보라고 했다.
그랬더니 처음 경민이는 눈이 땡그래져서
"정말 그래도 괜찮아요??" 라고 질문하던게 눈에 선하다. ㅎㅎ
내가 가르쳐본 경험으론 솔직히
하루 수학 1~2시간 이상 해봐야 효과가 없다.
어차피 오를 아이는 매일 1~2시간 하면 오르고,
매우 드물고 슬프긴 하지만 못오를 아이는 그 이상해도 효과가 없다.
(슬프게도 모든 분야가 그렇듯 선천적 차이 또한 존재한다.
대신 다른 과목을 잘 할 수도 있는 법.
'공부 시간 하루 1~2시간'은 고3 제외. 고3은 당연히 두 세 배를 해야 한다.)
두발 자전거 배울때 처음 조금만 배우면
언젠간 뒤 안장에서 손을 떼도 잘 탄다.
아니 오히려 손을 떼야 더 빠르고 자유롭게 탈 수 있다.
불안하다고 꾸역꾸역 죽어라 하루 온종일 공부하는 것은
오히려 독이다.
적절한 공부방법과 양이 뒷받침 된단 전제하에 자신 혹은 교사를 믿고
과중한 공부에서 과감히 손을 떼면 더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