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당오락.
4시간 자면 떨어지고 5시간 자면 붙는다.
당연히 과학적으론 말도 안되는 이 문장은
몇십년이 지나도 이 땅에선 수많은 부모님들과 학생들의 마음을
지배하며 효력을 발휘한 채
지금 이 순간에도 이 땅의 수많은 아이들이
밤 12시, 1시까지 책에 고개를 파묻고 있다.
나 같은 경우엔 학생들에게
평일엔 밤 11시 이후엔 공부하지 말고,
토욜도 저녁땐 공부하지 말고,
일요일엔 아예 그냥 쉬라고 권한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놀라며
정말 그렇게 해도 돼냐며 불안해서 그렇게는 안되겠다고 눈이 똥그래진다.
근데 곰곰히 생각해보자.
정말로, 그 밤 12, 1시까지 공부가 "잘" 되고 있는가?
주경야독을 하며 좋은 대학을 열망하는 소년가장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이 아이는 낮에 돈을 벌어야해서 하루에 자기전 딱 한시간밖에
공부를 못한다고 가정해보자.
그럼 이 아이는 그 한시간동안 어떻게 공부를 할까?
정말로 눈에 불을 켜고 조금이라도 머리에 많은 것을 넣고자
미친듯한 집중력을 발휘할 것이다.
학원에서 멍하게 설렁설렁 수업듣고,
독서실 가서 한쪽 풀때마다 스마트폰 하고,
딴 생각하며 인강듣느라 보내는
세시간 보다 훨씬 더 많은 공부를 하리라 난 장담할 수 있다.
즉, 시간이 문제가 아니라 고도의 집중력이 문제인 것이다.
학생이 만약 밤 11시 이후엔 공부를 끝낸다거나
일요일에 공부를 쉬면
이에 대한 자기 불안과 보상심리로
평일 낮이나 저녁에 공부할 때 분명히 더 열심히 하게 된다.
게다가 공부한답시고 밤 1시 넘어 늦게 자면,
다음날 학교에서의 수업은 피로와 졸음의 연속이다.
이런 이유로 공부를 한두시간 집중해서 알차게 한 뒤,
나머지 시간엔 차라리 TV보고 노는게 훨씬 낫다.
TV보고 게임하고 친구를 만나는 거나 취미생활을 하는 것도
정말 중요한 휴식의 하나인데,
자식이 노는걸 못보시는 어머님들이 많다.
그렇게 아이들을 다그치면 자식이 정말 그 시간에 안놀고 공부하느냐?
대다수의 아이들은 정확히 말하면 공부하는 "척"을 한다.
그럼 10대의 소중한 시간은
공부하는것도, 친구들과 놀며 교우관계를 쌓는것도,
취미생활을 하나쯤 익히는것도 아닌채
손바닥만한 책상위에서 그저 희미하게 흘러갈 뿐이다.
지금부터라도 "적절한" 멈춤과 비움의 미학을
공부에 적용해보는게 어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