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지진으로 수능이 연기돼서
수능 파이널 수업도중 소식을 듣고 나와 학생 모두가 멍했던게 생생한데
그 수능이 끝난지도 벌써 2주 정도가 흘렀다.
수리논술을 가르쳤던 아이들도 수리논술 시험을 전부 다 치뤘고 이제 수확의 때가 왔다.
그리고 힘든 인내를 잘 버텼던 아이들에게서
기분 좋은 소식들이 하나둘 들려오고 있다.
경선이는 건국대 수리논술 전형에서 최종합격 했고
정환이도 광운대 논술을 봤는데 나와 함께 막판 파이널 수업에서 수업했던
내용이 그대로 나와 여유있게 다 풀었다며 감사해했다.

수리 논술은 자연계 수시 전형에서
학생부 종합, 학생부 교과와 함께 주요한 축을
차지하는 3대 전형 중 하나이다.
예전엔 수리 논술이 매우 어렵게 나오고
고등학교 범위의 수학을 넘어서는 것들이 종종 나오곤 했기 때문에
많은 아이들이 힘들어 했지만
최근 수리논술은 난이도도 예전보다는 쉬워지고
(하지만 수능 일반적인 문제보다는 어렵다)
출제범위도 엄격히 고등학교 교과과정내로 제한 되기 때문에
공부를 충실히 한 아이들은 합격소식을 꽤 들고 오기도 한다.
수리논술을 보는 아이들이 직면하는 가장 큰 난관은 사실
수리 논술 자체라기 보다는 수리논술 시험에 지원할 수 있는 자격미달에서 온다.
대학들이 정해놓은 최저조건인
수능 등급을 맞추지 못하는 것이다.
그래서 수능 이후 파이널 수업을 잡아놓으면
수능 등급을 못 맞춰서 시험을 볼 수 없게 돼
파이널 수업에 안 오는 아이들이 부지기수로 생긴다.
참 안타깝다.
아무리 수리논술 수업을 열심히 듣는다 해도
수리논술 수업에서 가르치는건
논리 전개, 답안지 작성, 수능 공부할 때 간과하고 지나쳤지만 중요한 개념들
에 대한 점검과 재조명 학습들이지
수학 문제를 풀어내는 능력 자체는 수능 공부로 충분히 키워야 한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늘 수능 공부를 매우 열심히 해야한다고
강조에 강조를 하지만
매주 1:1 첨삭때 물어보면 하루 세시간도 수학공부를 안하는 아이들이 반이 넘어간다.
이런 이유로 어떤 강사들과 선생님들은 수리논술 공부를
미리 따로 하지 말라고까지 하는데
수리논술을 가르쳐본 입장에서 그건 아니라고 본다.
수리논술을 미리 안해놓으면 수능 끝나고 폭풍같은 파이널 수업을
하루에 9시간씩 들어가면서 겨우 일주일 남짓 준비해야 하는데
파이널 수업은 수업료도 비싸기 때문에
결국 그 비용은 1년간 수업듣는것과
크게 다르지도 않고
배우는 내용과 풀어본 문제의 양도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수능 공부는 열심히 하되
일주일에 하루만 학원에 와서 3시간 수업을 듣고,
숙제로 나가는 첨삭용 문제에 대한 답안을 부담없이 한두문제
작성해보면 되는 것인데
일년이면 이것들이 대량 누적되어 자신도 모르게 수리논술의 실력이 되는 것이다.
또한 수리논술은
개념에 대한 새로운 접근, 공식 증명 등의 문제가 많아
수리논술 수업을 평소에 같이 들으면
수능 문제 풀이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
그나저나.. 수시 전형은 늘려간다는데
정작 그 중 객관적인 시험이라 할 수 있는 수리논술 시험이 조금씩 줄어들고
학생부 종합이나 교과가 늘어날 것이라는 것에 씁쓸하지 않을 수 없다.
학생부 전형들은 1학년때부터 내신관리 잘 해놓은 아이들이 아니면
정말 희소식을 기대할 수 없고 희망을 가질 수 없는 전형들이다.
게다가 난무하는 가짜 자소서들과 추천서들.. 내막을 알 수 없는 대학의 전형방법..
공정하고 객관적이며 투명하고,
고3때라도 열심히 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희망이 있는
정시나 수리논술 전형이 확대돼야 할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