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옛날에도 잘하는 아이들을 학교에서 모아 따로 관리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그건 "좀 더 좋은 환경을 조성해줄테니 더 열심히 해라!"
라는 뜻이었지
다른 아이들에게 가는 피해는 없었다.
위 사진들과 같은 상황은 수시 전형때문에 벌어진다.
전교1등을 해도 때에 따라 내신 1.00 등급이 될 수 없기 때문에
다른 학교 아이들에 비해 우위를 가지려면 저렇게라도 해야 하는 것이다.
지금도 수많은 사람들은
그냥 공평하게 수능 하나로 해서 뽑자고 한다.
나도 동감한다.
일단 지금 전형은 너무 복잡하다.
엄마들도, 학생들도,
공부하기 바빠 죽겠는데 대학교 홈페이지들마다 들어가서
입시 전형을 다운받아
이집트 피라미드 상형문자 해독하듯 몇번을 찾아 꼼꼼히 읽고
입시 전략까지 세워야 한다.
게다가 가장 큰 문제는 따로 있다.
내가 가르치는 학생 중 고2 동혁이란 아이가 있다.
수학을 괜찮게 하는 친구다.
1, 2 등급을 왔다갔다 하는 친구인데,
시험 점수를 8,90 점대를 맞아도 내게 전화해서 울상이 되어 이런 소리를 한다.
"명문대는 포기해야겠죠? 이미 내신이 이렇게 나왔으니 ㅠㅠ"
완전 1등급 극초반이 아닌 이상 수시로는 명문대 입학이 안된다는걸 아는 것이다.
또다른 고3 아이는 모의고사 기준으로 3등급 정도가 나오는데
내신은 그냥 예전에 놓아버렸다.
이미 누적 내신을 봤을 때 어차피 수시에서 가망이 없음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능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 바라며 수능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지만
그 아이의 노력과 실력과 별개로
정시라는 문이 워낙 좁아져 그 노력이 빛을 발해줄 지 걱정이다.
분명 정부는 공교육 정상화라는 이름하에 수시 전형을 만들어서
밀고 나가는데
정작 학생들은 가망이 없다는 걸 깨닫는 시점에서 아예 포기를 해버린다.
그리고는
전체 대입 전형 중 겨우 30% 남짓한 그 좁은 정시라는 전형을 통과하기 바라며
수능공부에 올인한다.
2년전 쯤 대치동에서 수업했던 어떤 아이는
수시 학종을 노리고 면접 수업과 자기소개서 첨삭을
한달에 200만원 넘게 들여 받았다.
이게 정말 공정한 경쟁일까.
이렇게해서 학교교육이 정상화가 되나.
아이들에게 말을 들어보면
나때는 상상도 못할 정도의 비율로 아이들이
대부분 자거나 깨어는 있지만 수업을 안 듣는단다.
이러걸 보면 차라리 내가 학교 다닐때가 더 학교교육이 정상이었던 것 같다.
아무래도 학교 교육의 정상화라는 것은 다른데 요인이 있지 않을까 싶은데..
이래도 안되고 저래도 안된다면
차라리 고3 끝까지 열심히 해서 수능에서 좋은 점수 받으면
좋은 대학 갈 수 있다는 희망이라도 아이들이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